...20cm|55cm|20cm... : 역행, 2019, 사운드, 46개의 스피커 바, 오디오 케이블, 앰프,, 11mx8.2m (가변크기)

 

창조성, 특히 미술에서의 창조성과 정신분열증과의 관계는 독일 미술 잡지 „쿤스트 포룸“에서 여러 회에 거쳐 다루어졌다.1 독일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인 올리버 찌보크는 „강박에 의한 희열의 상태와 억압“이라는 글에서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강박적 현상을 팝스타들이 만들어내는 환상, 전쟁이나 테러와 병행되는 폭력성, 혹은 실제 살인사건의 계기가 된 강박적 환상, 국가 사회주의에 대한 집단적 강박증등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2 작가는 이와 더불어 모든 강박적 현상이 억압적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에서는, 희열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예술 작가에게 강박과 희열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표현을 흔히 사용하는 것을 꼽는다.3 또한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는 이들은 뇌기능저하로 인해 합리적인 사고가 어렵게 되고, 감성과 직관이 사고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세부와 전체를 동일시 하거나, 보통사람들보다 가능성을 더욱 참작함으로써, 통상적이지 않은 환상과 사고를 하게 된다.4

이번 전시는 이처럼 창조성과 정신분열적 현상과의 연관성에 대한 작가적 관심이 바탕을 이룬다. 해체되고, 변형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소리가 두 개의 전혀 다른 형식을 지니고 공간에 설치되고, 재생된다. 이와 함께 보여지는 비디오 영상 작업은 기억과 꿈의공간을 지시한다. 마치 정신분열증의 현상처럼, 다양한 이미지와 공간이 중첩되고, 기억과 상상이 혼재한다. 서소형 작가는 사운드 아트 작가인 브랜든 라벨르의 말에 의하면, „사운드와 공간 사이에 이미 존재하는 관계성을 활성화“시키며, 관객을 이 관계성안으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5 피아노 건반을 연상시키는 타일을 바닥에 배치하여, 떨어지는 돌들과 먼지에 의해 형성되는 소리와 시간의 변화에 따른 형태의 변화에 주목하게 한 „오푸스 13-71일“(2013)의 작업이나 „소리와 관찰 하다“라는 단어를 합성한 „소노스코프“(2010)를 통해 주변 환경을 소리로써 포착해 내는 등, 소리는 특정 장소와 연관성을 갖고, 시각화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사운드 설치 작업에 대해 음악가이자 미술사학자인 매튜 멀레인은 사운드를 매개로 한다는 이유로, 음악과 미술의 경계에 선 분야로, 혹은 전위예술가들의 후예로 보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한다.그는 대신 프랑스 철학가인 자끄 랑시에르의 견해안에서, 사운드 아트를 „감각적인 것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영역인 현대 미술의 테두리 안에서 바라보기를 권유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맥락에서 사운드 아트를 통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사운드를 사용하여, 랑시에르의 말을 빌리자면, „예술 세계와 예술이 아닌 세계의 경계에서 교환과 전이의 유희를 초래한다.“7

독립큐레이터 변지수

 특히 “강박관념들 I“ (Kunstforum International, 225회), „강박관념들 II“ (Kunstforum International, 226회)를 참고.

 찌보크, 올리버, „강박에 의한 희열의 상태와 억압“ “강박관념들II”, 33-37쪽.

“강박관념들 II“, 39쪽.

4 “강박관념들 II“, 53-54쪽.

멀레인, 매튜, “미학적 귀: 사운드 아트, 자끄 랑시에르와 듣는 것의 정치” “미학과 문화” vol.2, 2010, 4쪽

멀레인, 매튜, 1-2쪽.

멀레인, 매튜,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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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cm... : 층, 파편, 2019, 3채널 사운드, 스피커 유닛, 오디오 케이블, 앰프, 6.8mx8.2m (가변크기) 

 ©by Hye-Soon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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