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Walt Whitman once said in his poem <Song of Myself>, “Now I will do nothing but listen,” the work of Hyesoon Seo begins from listening. From the sound of her parents fighting in her childhood days to the inconvenience of having to communicate in French in France where she spent her adolescent days, these experiences naturally led her to be interested in listening. Sound, noise, silence, or a voice coming from a special emotion or situation becomes the motif for her art. 
In 2017, Seo participated Artist in Residency Namwon and produced <Nostalgia for Minority Op.55748>. She added the tank unit number of Namwon, 55748, to the word ‘opus’, which means music in Latin. She records the life stories of elderly residents in Namwon with limited mobility who can barely engage in any outside activities. The artist focuses more on the sound of breathing, shaking, a unique tone, and humming rather than the voice telling the story. 
The recorded sounds provide different listening experiences to the audience depending on how they are exhibited. A 3-channel public art piece is installed with 3 speakers inside the tank unit at the old station building in Namwon. Inhaling between the sentences, exclamations from the listener, silence between the words, folk songs sung while telling the story, and the voice telling each life story are all played simultaneously. The tank unit is a circular structure made of concrete that was created in the diesel locomotives days. The abandoned circular structure is hidden in the woods. The loneliness and stillness of the space adds to the sound coming through the speakers.
Using these recordings, Seo provides another listening experience for the audience. At the solo exhibition <RIP, Myself> at Artist Residency TEMI, the artist played the screaming of domestic animals buried alive due to foot and mouth disease and avian influenza along with the recording of the heavy breathing of the elderly in Namwon. The back-projection of black and white film which shows the parade from the mountain spirit ritual of Musu-dong in Daejeon on the night of the first full moon of the lunar year is the background of the exhibition. 
The installation <Breath> plays the breathing sound of an old woman recorded in Namwon. The unique rough breathing from an old woman who went through lung cancer surgery, in a dark room with a tiny light coming in through the window, her everyday life of watching TV all day, and the electric pad where she laid down are all present. The space and the memory of a person affects the process of editing the sound. The artist says, “The noble instinct of animals that are dying. The desperate instinct of a human at the last stage of life to breathe in and out roughly. It’s just like how you cannot control the flag fluttering in the wind.”
When listening to someone’s voice, Seo focuses on the tone, the emotion in the voice, and the sound of the space heard along with the voice. The artist is more sensitive to the silence between the continuity and discontinuity between words, breathing, tone, and the way of talking than to the person’s voice itself. “Poeticism is present when the word is felt as a word and not a representation of the object being named or an outburst of emotion, when words and their composition, their meaning, their external and inner form, acquire a weight and value of their own instead of referring indifferently to reality,” said Roman Jakobson on poeticism. Perhaps the moment Seo aims to realize in her audio work is similar to the moment when poeticism is realized.
The 4-channel audio work, <R.I.P. Myself>, uses 120 speakers on the table to play the sound of hogs being killed. The 60 speakers hung from the ceiling play the sound of motorbike motors. The speakers face each other. The sound that comes out from the speakers that were arranged at the top and the bottom of this vertical structure offset and eliminate each other. 
Seo produces audio art on a higher level of consciousness about the value of life and the fixed idea of objects and spaces. The artist says that the theme of the work becomes the method of expression itself. By creating an arrangement that moves space and sound, and a contradicting structure of signs of auditory models, she attempts to create a small movement in our perception. The artist defines sound in the domain of thought and studies the exhibition space where the connection between sound and image is realized. 
There are a lot of sounds we cannot hear because we are too familiar with them. We don’t have eyelids that can cover our ears, but people unconsciously hear sounds selectively. Listening is a process of making subjective or momentary choices. The work of Seo highlights the empty space between the words and defamiliarizes our sense that has now become automatic. She reorganizes the reference to make everyday routines unfamiliar.

Jiyoon Yang (Director of Art Space Roof)

 

 

양지윤,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듣기만 할 것이다”라는 월트 휘트먼의 시 <나의 노래>에서 처럼 서혜순의 작업은 듣기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말다툼 소리에서부터 청년기에 체류한 프랑스에서 불어로 소통해야 하는 불편함까지, 성장의 경험들은 자연스레 ‘듣는 행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별한 감정이나 특수한 상황에서 인지된 소리, 소음, 침묵이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예술 작업을 실현시키는 모티브가 된다.

 

서혜순은 2017년 남원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소수를 위한 노스탤지아 Op.55748>를 제작한다. 라틴어로 음악을 뜻하는 Opus에 55748라는 남원 전차대의 지역 번호를 더한다. 거동이 힘들어 외부 활동이 드문 남원시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말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녹음한다. 여기에서 작가는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목소리 보다는, 그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숨소리, 떨림, 독특한 음색, 읊조림에 집중한다.

 

이 녹음된 음들은 전시되는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듣기의 경험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남원에 위치한 구역사 전차대 안에 3개의 스피커에서 3-채널 사운드 공공예술 작업이 설치된다. 이야기의 문장과

문장이 이어질 때 숨을 들이쉬는 소리, 듣는 사람의 추임새, 말의 이어짐과 끊어짐의 사이의 침묵,

이야기 과정에서 직접 부른 민요, 제 삶의 이야기를 말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연주된다. 전차대는 디젤 기관차를 사용하던 시기에 만든 콘크리트로 된 원형구조물이다. 더이상 사용되지 않고 버려진 오래된 원형 구조물은 수풀 속에 가려져 있다. 공간이 자아내는 쓸쓸함과 적막함은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더해진다.

 

서혜순은 이 녹음한 소리를 사용하여 또 다른 듣기의 경험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의 개인전 <나, 여기 편히 잠들길>에서 작가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인해 생매장되는 가축들의 비명 소리를 남원에서 녹음한 노인들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들려준다. 대전의 정월 대보름 무수동 산신제의 축제 행열을 흑백으로 촬영한 프로젝션이 전시의 배경처럼 비춰진다.

 

<Breath> 설치 작업에서는 남원에서 녹음된 어느 할머니의 숨소리가 들린다. 폐암 수술을 했던 할머니의 숨소리가 갖는 고유한 거친 느낌, 창문으로 작은 빛이 들어오는 어두운 방, 하루 종일 텔레비전만 보는 일상, 누워있던 전기 장판. 그 공간과 한 사람의 기억은 사운드를 편집하는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 작가는 말한다. “죽어가는 동물의 숭고한 죽음의 본능. 인간의 생의 마지막 끝자락에 거칠게 들이 마시고 내쉼의 처절한 생에 대한 본능. 바람에 의해 펄럭이는 깃발을 통제할 수 없듯이.”

 

사람의 음성을 들을 때 서혜순은 그 음색, 음성이 주는 감정, 그 음성과 함께 듣는 공간의 소리에 집중한다. 작가는 소통하기 위한 사람의 목소리 그 자체 보다는, 말 사이에 존재하는 이어짐과 끊어짐 사이의 침묵, 숨소리나 목소리의 색깔과 말버릇에 민감하다. 로만 야콥슨은 시가 존재하는 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단어가 명명된 대상의 단순한 재현이나 정서의 분출이 아니라, 하나의 단어로만 느껴질 때. 또한 단어와 단어들의 구성, 의미, 외적 형식과 내적 형식이 무관심하게 현실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무게와 가치를 획득할 때.” 서혜순이 제 사운드 작업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순간은 시가 존재하는 순간과 유사하지 않을까.

 

4채널 사운드 작업인 <나, 여기 편히 잠들길..>작업에서는 녹음된 돼지 살처분 소리가 테이블에 위치한 120여개의 스피커에서 퍼진다. 천장에 매달린 60여개의 스피커들에서는 오토바이 모터 소리가 들려진다. 스피커들은 무리를 지어 서로를 마주한다. 위와 아래라는 수직 구조를 가지고 놓여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서로를 상쇄시키고 삭제 시킨다.

 

서혜순은 생명의 가치관에 대한 의식의 층위, 사물과 공간에 관한 고정된 관념에 관한 사운드 아트를 제작한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곧 표현 방식 자체가 된다고 말한다. 공간과 소리를 이동 시켜 배치하는 방법, 청각적 조형의 기호들을 모순적 구조를 만들어 우리의 인식에 작은 파동을 일으키고자 한다. 작가는 소리를 사유의 영역에서 규정 지으며, 사운드와 이미지의 연결이 구현되는 전시 공간에 관해 연구한다.

 

너무 익숙해서 들리지 않는 소리에는 많은 것들이 담긴다. 눈꺼풀처럼 귀를 닫을 수 있는 신체 기관은 없지만, 인간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선별한 소리들을 듣는다. ‘듣기’는 주관적이거나 순간적인 선택의 과정이다. 서혜순의 작업은 언어 사이의 빈 공간에 집중하여 자동기계적인 것이 된 우리의 지각을 낯설게 한다. 지시대상을 재조직하여 일상을 낯설게 만든다.

 ©by Hye-Soon Seo. 

Hye-Soon SEO
서소형